류마티스성 열(Rheumatic Fever, RF)
1. 개요
류마티스성 열(Rheumatic Fever, RF)은 A군 연쇄상구균(β-용혈성 연쇄상구균, Streptococcus pyogenes) 감염 후 면역학적 반응으로 발생하는 전신 염증성 질환입니다. 주로 5~15세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하며, 치료되지 않은 인후염(연쇄상구균 감염 후두염, streptococcal pharyngitis) 후 2~4주 내에 발병합니다.
류마티스성 열은 심장, 관절, 중추신경계, 피부, 피하조직 등에 염증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심장 판막 질환(류마티스성 심장병, rheumatic heart disease, RHD)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2. 원인과 병태생리
(1) 원인
류마티스성 열은 A군 연쇄상구균 감염 후 면역 반응에 의해 발생합니다.
- 원인균: Streptococcus pyogenes (A군 β-용혈성 연쇄상구균)
- 주요 감염 부위: 편도 및 인두(연쇄상구균 인후염, Streptococcal pharyngitis)
- 연쇄상구균 감염이 류마티스성 열로 진행하는 기전은 면역학적 교차 반응(molecular mimicry) 때문입니다.
(2) 병태생리
연쇄상구균 세포벽의 M 단백질(M protein) 이 인체의 특정 조직(심장, 관절, 중추신경계 등)과 유사한 항원을 가지고 있어, 면역계가 오인하여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합니다.
- 심장: 판막 손상(류마티스성 심장병, RHD)
- 관절: 다발성 관절염
- 중추신경계: 시덴햄 무도병(Sydenham chorea)
- 피부: 유연 홍반(Erythema marginatum), 피하결절(Subcutaneous nodules)
3. 주요 증상 (Jones 기준)
류마티스성 열의 진단에는 Jones 기준(Jones criteria) 을 사용합니다.
Jones 기준은 주증상(major criteria) 과 부증상(minor criteria) 으로 나뉘며,
- 주증상 2개 이상 또는
- 주증상 1개 + 부증상 2개 + 연쇄상구균 감염 증거가 있으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1) Jones 기준 (2015 개정)
주증상 (Major Criteria)
- 심염(Carditis)
- 심내막염, 심근염, 심외막염 포함
- 판막염이 흔하며, 가장 흔한 침범 부위는 승모판(Mitral valve) → 대동맥판(Aortic valve) 순
- 심부전, 심잡음(new murmur), 심비대, 부정맥 발생 가능
- 다발성 관절염(Polyarthritis)
- 큰 관절(무릎, 발목, 팔꿈치, 손목 등)을 침범하는 이동성(migratory) 관절염
- 관절 부종, 압통, 발열 동반
- 무도병(Sydenham chorea, 소아 무도병)
- 불수의적이고 빠른 움직임(특히 손, 발, 얼굴)
- 정서 불안, 감정 기복 동반
- 유연 홍반(Erythema marginatum)
- 몸통과 팔다리에 나타나는 비가려운 분홍색 발진
- 중심이 옅고 가장자리가 뚜렷한 고리 모양
- 피하결절(Subcutaneous nodules)
- 작은, 통증 없는 결절이 주로 뼈 돌출 부위(팔꿈치, 무릎, 척추) 에 발생
부증상 (Minor Criteria)
- 발열(≥38.5℃)
- 관절통(Arthralgia)
- 적혈구침강속도(ESR) 증가 또는 C-반응 단백(CRP) 상승
- PR 간격 연장 (ECG에서 PR prolongation)
연쇄상구균 감염 증거
- 최근 연쇄상구균 인후염 병력
- ASO(Anti-streptolysin O) 항체 상승
- 연쇄상구균 배양 검사 양성
4. 진단 방법
(1) 병력 및 신체검사
- 최근 인후통 병력 확인
- Jones 기준 평가
(2) 검사
- 혈액 검사
- 백혈구 증가, ESR/CRP 상승
- ASO(Anti-streptolysin O) 항체 상승
- 항-DNase B 항체 증가
- 심전도(ECG)
- PR 간격 연장
- 심초음파(Echocardiography)
- 심장 판막 손상(승모판 역류 등) 평가
5. 치료
류마티스성 열의 치료 목표는 연쇄상구균 제거, 염증 반응 억제, 합병증 예방 입니다.
(1) 항생제 치료 (연쇄상구균 박멸)
- 페니실린 G(Penicillin G) 근육주사 (1회)
- 페니실린 V(Penicillin V) 경구 (10일간)
- 페니실린 알레르기 시: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2) 항염증 치료 (관절염 및 심염 조절)
- 아스피린(Aspirin): 관절염 및 심염 완화
- 스테로이드(Prednisone): 심염이 심한 경우
(3) 증상 치료
- 무도병(Sydenham chorea): 항경련제(Valproate, Carbamazepine) 사용 가능
- 심부전 발생 시: 이뇨제 및 강심제(디곡신) 투여
6. 예방 (1차 & 2차 예방)
(1) 1차 예방 (초기 연쇄상구균 감염 치료)
- 연쇄상구균 인후염 치료 → 페니실린 10일간 투여
- 신속한 항생제 치료로 류마티스성 열 예방 가능
(2) 2차 예방 (재발 방지)
류마티스성 열이 발생한 환자는 지속적인 항생제 예방(secondary prophylaxis) 이 필요합니다.
심장병 없음 | 최소 5년 또는 21세까지 |
심장병 있음(경증) | 최소 10년 또는 40세까지 |
심한 심장병(수술 필요) | 평생 예방 |
- 페니실린 G 근육주사(매달 1회) 권장
- 페니실린 V 경구(매일 복용)도 가능
7. 결론
류마티스성 열은 연쇄상구균 감염 후 발생하는 면역 반응으로, 심장, 관절, 피부, 신경계를 침범하는 전신 질환입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1차 예방(연쇄상구균 인후염 치료)과 2차 예방(재발 방지) 이 필수적입니다. 류마티스성 심장병(RHD)은 예방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판막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류마티스성 열 (Rheumatic Fever) 상세 설명
류마티스성 열은 A군 연구균(Group A Streptococcus, GAS) 감염, 특히 인후염(목감기)에 대한 지연된 면역 반응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이는 GAS 감염 자체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세균과 싸우기 위해 만든 항체가 세균뿐만 아니라 자신의 조직(특히 심장, 관절, 뇌, 피부)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현상입니다.
주로 5세에서 15세 사이의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발생하지만, 드물게 성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치료받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치료된 인후염 후에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1. 원인 및 발병 기전
- 원인균: A군 연쇄상구균 (Group A Streptococcus, GAS). 이 세균에 의한 **인후염 (Strep throat)**이 가장 흔한 선행 감염입니다. 드물게 성홍열이나 다른 GAS 피부 감염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발병 기전 (분자 모방, Molecular Mimicry):
- GAS가 인후 등을 감염시킵니다.
-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GAS 표면의 특정 단백질(예: M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여 세균을 공격합니다.
- 문제는 GAS의 일부 단백질 구조가 우리 몸의 특정 조직(심장 판막, 관절 활막, 기저핵 등)의 단백질 구조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 면역체계가 생성한 항체가 세균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사한 구조를 가진 자신의 조직을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합니다.
- 이로 인해 해당 조직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류마티스성 열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 이러한 면역 반응은 인후염이 발생하고 약 2~4주 후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주요 증상 (존스 진단 기준, Jones Criteria)
류마티스성 열의 진단은 특정 증상들의 조합을 기반으로 하며, 이를 위해 '존스 진단 기준'이 널리 사용됩니다. 이 기준은 주요 증상(Major criteria)과 부증상(Minor criteria)으로 나뉩니다.
- 주요 증상 (Major Criteria):
- 심염 (Carditis): 심장 염증. 류마티스성 열의 가장 심각한 증상이며, 영구적인 심장 손상(류마티스성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심내막염: 주로 심장 판막(특히 승모판, 대동맥판)을 침범하여 판막의 기능 부전(역류 또는 협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청진 시 새로운 심잡음이 들릴 수 있습니다.
- 심근염: 심장 근육의 염증으로 심장 박동 능력 저하, 심부전 증상(숨 가쁨, 피로, 부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심낭염: 심장을 싸는 막의 염증으로 가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다발성 관절염 (Polyarthritis): 여러 관절의 염증. 주로 무릎, 발목, 팔꿈치, 손목 등 큰 관절을 침범합니다.
- 특징: 이동성(migratory) - 한 관절의 염증이 호전되면 다른 관절에 염증이 나타나는 양상. 관절이 붓고, 붉어지고, 만지면 아프고, 움직이기 힘듭니다. 대개 영구적인 관절 손상은 남기지 않습니다.
- 무도증 (Sydenham's Chorea, St. Vitus' Dance): 뇌의 특정 부위(기저핵) 염증으로 인한 신경계 증상.
- 특징: 불수의적이고 목적 없는 빠른 움직임 (얼굴 찡그림, 손 떨림, 팔다리 휘젓기 등), 정서 불안정(갑자기 울거나 웃음), 근력 약화, 글씨 쓰기나 식사 등 미세 운동 능력 저하. 다른 증상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으며(수개월 후), 보통 수개월 내에 저절로 호전됩니다.
- 유연성 홍반 (Erythema Marginatum): 특징적인 피부 발진.
- 특징: 가렵지 않고, 붉거나 분홍색의 고리 모양 또는 물결 모양의 경계가 뚜렷한 발진이 주로 몸통이나 팔다리 안쪽에 나타납니다. 일시적이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 피하 결절 (Subcutaneous Nodules): 피부 아래에 생기는 작고 단단하며 통증 없는 덩어리.
- 특징: 주로 팔꿈치, 무릎, 손목, 척추 등 뼈가 돌출된 부위의 피부 아래에 생깁니다.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며, 보통 심염이 동반된 경우에 관찰됩니다.
- 심염 (Carditis): 심장 염증. 류마티스성 열의 가장 심각한 증상이며, 영구적인 심장 손상(류마티스성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부증상 (Minor Criteria):
- 발열 (Fever): 38.5°C 이상의 고열.
- 관절통 (Arthralgia): 관절이 붓지는 않았으나 통증만 있는 경우.
- 급성기 반응 물질 증가: 혈액 검사에서 염증 수치(ESR, CRP) 상승.
- 심전도 이상: PR 간격 연장 (1도 방실 차단).
- 선행 GAS 감염의 증거: 다음 중 하나 이상이 필요합니다.
- 인후 배양 검사 또는 신속 항원 검사 양성.
- 항스트렙토라이신 O (ASO) 항체 또는 Anti-DNase B 항체 수치 상승 (최근 감염을 시사).
- 성홍열 병력.
3. 진단
류마티스성 열 진단은 특정 검사 하나로 확진하는 것이 아니라, 존스 진단 기준에 따라 임상 증상, 병력, 신체 검진, 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이루어집니다.
- 진단 기준: 첫 발병 시, 주요 증상 2개 또는 주요 증상 1개 + 부증상 2개가 있으면서 선행 GAS 감염의 증거가 있으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 주요 검사:
-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최근 인후염 병력, 발열, 관절 증상, 심잡음, 피부 발진, 무도증 증상 등을 확인합니다.
- 혈액 검사: 염증 수치(ESR, CRP), ASO 또는 Anti-DNase B 항체 검사, 백혈구 수치 등을 확인합니다.
- 인후 배양 또는 신속 항원 검사: 현재 GAS 감염 여부를 확인 (류마티스열 발병 시점에는 음성일 수 있음).
- 심전도 (ECG): PR 간격 연장, 심근염/심낭염 소견 등을 확인합니다.
- 심장 초음파 (Echocardiogram): 심염 진단에 매우 중요. 판막 손상 여부, 심장 기능, 심장 크기 등을 평가합니다.
4. 치료
류마티스성 열 치료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남아있을 수 있는 GAS 균 제거.
- 염증 및 증상 완화 (특히 심염과 관절염).
- 심장 손상 예방 및 최소화.
- 재발 방지.
- 항생제 치료:
- 급성기 치료: 진단 시점에 GAS 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페니실린 (근육 주사 또는 경구)을 투여합니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다른 항생제(예: 에리스로마이신)를 사용합니다. 인후 배양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투여합니다.
- 2차 예방 (재발 방지): 류마티스성 열은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 시 심장 손상 위험이 더 커집니다. 따라서 재발을 막기 위해 장기간 항생제 예방 요법이 필수적입니다. 보통 페니실린 근육 주사(월 1회) 또는 경구 항생제(매일)를 수년간, 심장 침범 여부와 정도에 따라서는 평생 동안 투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항염증 치료:
- 아스피린: 주로 관절염과 발열 조절에 사용됩니다. 고용량으로 투여하며, 라이 증후군 위험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감독 하에 신중하게 사용합니다.
- 스테로이드 (예: 프레드니손): 중등도 이상의 심염이 있는 경우 심장 염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아스피린보다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집니다.
- 증상 조절 및 지지 요법:
- 심부전 관리: 심염으로 인해 심부전이 발생한 경우 이뇨제, 강심제 등으로 치료합니다.
- 무도증 관리: 심한 경우 항경련제나 특정 약물(예: 할로페리돌, 발프로산)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휴식: 급성기, 특히 심염이 있는 경우 심장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5. 합병증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합병증은 류마티스성 심장질환 (Rheumatic Heart Disease, RHD)입니다.
- 류마티스성 심장질환 (RHD): 류마티스성 열로 인해 심장 판막(특히 승모판, 대동맥판)이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것을 말합니다. 판막이 두꺼워지고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협착), 제대로 닫히지 않아 피가 새는(역류)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는 심부전, 부정맥, 감염성 심내막염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심한 경우 판막 수술이나 교체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RHD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젊은 연령층의 후천성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입니다.
6. 예방
- 1차 예방: GAS 인후염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항생제(주로 페니실린 10일 요법)로 완전히 치료하는 것이 류마티스성 열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등 인후염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2차 예방: 이미 류마티스성 열을 앓았던 환자는 장기간 항생제 예방 요법을 철저히 시행하여 재발을 막는 것이 RHD로의 진행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7. 예후
- 심장 침범이 없거나 경미하고 잘 치료받은 경우 예후는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관절염, 무도증, 피부 증상은 대개 후유증 없이 회복됩니다.
- 예후는 첫 발병 시 심염의 중증도와 재발 여부에 크게 좌우됩니다. 심염이 심했거나 재발을 경험한 경우 영구적인 심장 손상(RHD)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 항생제 예방 요법을 꾸준히 잘 받는 것이 장기 예후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류마티스성 열은 예방 가능한 질환이며, 특히 GAS 인후염의 적절한 치료(1차 예방)가 중요합니다. 일단 발병하면 심장 손상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적인 항생제 예방 요법(2차 예방)과 꾸준한 추적 관리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