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f-Parkinson-White (WPW) 증후군
Wolff-Parkinson-White (WPW )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심장의 전기적 전도 경로에 이상이 생겨 심박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이 증후군은 부정맥(특히 방실 회귀성 빈맥, AVRT)과 관련이 있으며, 심방과 심실 사이에 비정상적인 부전도 경로(accessory pathway)가 존재해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전달됩니다.
1. 정의와 병태생리
WPW 증후군은 정상적인 전도 경로인 방실결절(AV Node)을 통해서만 심방에서 심실로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대신, 켄트 섬유(Kent bundle)라고 불리는 부전도 경로를 통해 심실로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전달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부전도 경로: 정상 전도 경로를 우회하여 심방과 심실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경로.
- 조기흥분: 부전도 경로로 인해 심실이 조기에 흥분되면서 전기 신호가 심실을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활성화시킴.
이로 인해 심장이 과도하게 빠르게 뛰거나, 전기적 재진입 회로(reentry circuit)가 발생하여 심박 리듬이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2. 발생 원인
WPW 증후군은 선천성 심장 이상으로 발생하며, 특정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대개 가족력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드물게 가족성 WPW 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가족성 WPW는 PRKAG2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경우가 많습니다.
3. 심전도 소견
WPW 증후군은 심전도를 통해 진단되며,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소견을 보입니다:
- 짧은 PR 간격(<120ms)
- 부전도 경로를 통해 전기 신호가 방실결절을 우회하여 전달되기 때문.
- 델타파(Delta Wave)
- QRS 복합파의 초기 부분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느린 상승.
- 넓은 QRS 복합파(>120ms)
- 델타파로 인해 QRS 복합파가 길어집니다.
- 이차적 ST-T 변화
- 조기흥분으로 인해 ST 분절과 T파의 방향이나 모양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4. 증상
WPW 증후군은 무증상인 경우도 많지만, 부정맥이 발생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은 심장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 전달로 인해 나타납니다.
- 가슴 두근거림(Palpitations)
- 가장 흔한 증상으로, 빈맥에 의해 발생.
- 어지럼증(Dizziness)
- 심박출량 감소로 인한 뇌혈류 부족.
- 실신(Syncope)
- 심박수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불규칙할 때 발생.
- 호흡곤란(Dyspnea)
-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발생.
- 흉통(Chest Pain)
- 특히 관상동맥 질환과 동반된 경우.
- 급사(Sudden Cardiac Death)
-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음.
5. 부정맥과 합병증
WPW 증후군은 여러 형태의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 방실 회귀성 빈맥(AVRT)
- WPW 증후군에서 가장 흔한 부정맥.
- 전기 신호가 부전도 경로를 통해 심방과 심실 사이를 순환하면서 빠른 심박수를 초래.
(2)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 부정맥이 부전도 경로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심실로 전달되며, 심실세동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음.
(3)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 WPW 증후군에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
6. 진단 방법
WPW 증후군은 주로 심전도를 통해 진단하며, 필요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검사가 추가됩니다:
- 12유도 심전도(EKG)
- 델타파, 짧은 PR 간격, 넓은 QRS 복합파 등 WPW 증후군의 특징적 소견을 확인.
- 경피적 전기 생리학 검사(Electrophysiological Study, EPS)
- 부전도 경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부정맥 유발 가능성을 평가.
- 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
- 24시간 동안 심전도를 기록하여 발작적 부정맥을 포착.
- 운동부하검사(Stress Test)
- 부정맥 유발 여부를 평가.
7. 치료
WPW 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의 유무, 부정맥 발생 여부, 그리고 심각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1) 무증상 환자
- 부전도 경로가 비활성화 상태라면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
-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 필요.
(2) 증상 환자
- 약물 치료
- 베타 차단제: 심박수를 조절.
- 칼슘 채널 차단제: 방실결절 전도를 억제.
- 항부정맥제: 플레카이나이드 또는 프로카이나미드 사용.
- 전기적 심율동 전환(Electrical Cardioversion)
- 심한 부정맥이나 혈역학적 불안정 시 사용.
- 카테터 절제술(Catheter Ablation)
- 부전도 경로를 고주파 또는 냉동 에너지를 이용해 제거.
- 성공률이 높고 재발률이 낮은 치료법.
(3) 응급 치료
- 심방세동 또는 심실세동 발생 시 즉각적인 응급 치료 필요.
- 제세동(Defibrillation) 또는 아데노신 투여가 유용.
8. 예후
- 대부분의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 부전도 경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된 경우라도 카테터 절제술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합니다.
- 드물게 심각한 합병증(예: 급성 심실세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위험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9. 결론
WPW 증후군은 부전도 경로로 인해 발생하는 심장의 전도계 이상으로, 빈맥성 부정맥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심전도와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치료는 약물, 심율동 전환, 또는 카테터 절제술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대부분의 환자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